아내, 이분희권사 37

단감나무의 슬픔

단감나무의 슬픔 님은 이 세상의 단감나무의 슬픔보다는 천국의 생명나무를 늘상 보는 천사들과 함께 사는 천국백성이니 내가 님을 두고 눈물짓고 슬퍼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님이 이곳에 있어 작년처럼 내가 던져주는 것을 받아 주었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주님! 이 슬픔을 어찌 하면 좋습니까!? 저의 죄 때문이었지요!

봄은 왔는데, 님은 없습니다.

봄은 왔는데... 때늦은 폭설로 장독대 두껑이 쌓인 눈으로 무거워도 봄은 왔습니다. 이권사가 남해섬에 여행갔을 때 예쁘다고 가져와 심어 놓은 섬꽃도 새싹을 내밀고 봄은 정녕 왔습니다. 다음 주 목요일이면 님의 생일인데 정작 님은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견딜만한 시련을 주신다고 하셔 놓고 이렇게도 큰 슬픔을 주십니까! 주님, 너무 하십니다! 온 땅에 슬픔 가득하고 밤도 낮도 없이, 이방에 있어도 슬픔이요 저방에 가도 슬픔이니 어찌하면 좋습니까! 세월 지나면 잊어진다 했는데 사람들의 말도 믿을 것이 못 됩니다. 이권사! 집안 일은 모두 내가 할 터인데 그냥 있어만 주었으면.. 자전거 타고 앞에서 내달리던 '새벽기도회' 가던 모습이 아련하오. '엔젤보이스'의 앨토 파트는 어쩔 작정이오. 경로대학 어르신네들은 어..

분희권사, 어찌 그리 가버렸소.

여보, 이분희 권사! 어떻게 그렇게 가 버렸소! 한마디 말도 없이 나에게 준비 기간도 주지 않고 그렇게 가 버렸소! 당신이 가던 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소. 제일 먼저 당신이 낳은 첫 아들 '명철'이에게 알렸소. 그는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며 다시 말해 달라 했소. 곧 이어 두 아들에게 알렸더니 울먹이며 다시 말해 달라 했소. 타들어 가는 내마음은 아려오고 정말 어찌할 바를 몰랐소. 여보, 분희 권사! 정말 이래도 되는거요! 당신이 가 버린 날 어떤이는 '아깝다'하고 어떤이는 아무 말 못하고 슬픔의 당사자인 내보다 더 많이 울다 갔소. 여보, 분희 권사! 살아 생전에 '여보'라고 부르는 것이 쑥스러웠고 한번도 '사랑한다'고 말 못했으니 내 죄가 크오. 그리고 2년전에 '경고'를 받았을 때 깨닫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