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지난 금요일에 오신 도둑을 생각하고 있다. 그는 지금 쯤오후에 할 작업을 위해서 자고 있을까. 괜히 가져왔다고 후회할 것인가. 아니면 훔쳐 간 물건을 어디에다가 팔까하고 고민하고 있을까. 아니면 잘 아는 친구에게 선물로 주어 버릴까. 아니야, 내가 쓸꺼야! 하며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생의 끄트머리에 취미생활로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세계를 카메라에 담아 남기며 내 나름대로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2여년에 걸쳐 넉넉지 않은 봉급에서 조금씩 떼어 마련한 카메라 장비 일체를 지난 금요일 오후 6시경에 도둑께서 가져갔다. 지난 번에 오셨을 때는 교회에 들고 다니는 가방만 찢어 놓고 카메라가 방바닥에 있었는 데도 가져가지 않더니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