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이 우주에 아무 것도 없던 때를 생각해 봅니다. 우주라는 공간이 생겨나고 빛이 생겨나고 우주의 근본 물질이 생겨나던 때를 생각해 봅니다. 그 공간과 빛과 근본물질 때문에 시간이 함께 생겨났던 때를 생각해 봅니다. 해와 달과 별들이 생겨나던 때를 생각해 봅니다. 아담과 하와가 첫 생기를 받던 때와 내가 어머니 배속에 생겨나던 때를 생각해 봅니다. 내가 태어나 자라고 또 돕는 자를 얻어 생활하던 때를 생각해 봅니다. 내가 돕는 자를 떠나보내고 슬퍼하던 때를 생각해 봅니다. 내가 아는 사람들과 쓰던 물건을 이 세상에 두고 떠날 날을 생각해 봅니다. 한참 지나면 '나'라는 존재가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고 내가 묻힌 묘의 봉분도 낮아지고 숲 속으로 사라질 날을 생각해 봅니다. 또 한참 후에는 이름마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