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다니는 천사이기 때문입니다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택시를 타고, 배를 타도 언제나 우리 집까지 동행하는 것은 나의 신발입니다. 새로 사온 운동화를 머리맡에 두고 잠 못 이루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급하면 종종 걸음을 걷고 애간장이 탈 때면 발을 동동 굴리고 즐거워 발장단을 맞출 때도 함께 하는 것은 신발입니다. 부모에게 심한 꾸지람을 듣고 바쁘게 쫓겨날 때도 신발은 챙겨야 하고 아무리 황급한 상황이 벌어져도 신발은 꼭 챙깁니다.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청년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인이 울면서 들고 있는 것이 아들의 신발입니다. 물에 빠져 죽기로 결심한 사람도 신발만은 땅에 벗어 놓는 채 물속으로 들어가는데 신발에 남기고자 하는 처절한 유서 때문일까요? 교통사고 현장에 깨진 유리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