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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기워 싣는다

천국백성 2020. 5. 3. 15:13

양말 기워 싣는다

 

 

 

이 없어서가 아니다.

할 일이 없어서도 아니다.

근검 절약을 내 세우기도 아니다.

부모에게서 배운 바요.

아내가 그릇 수세미를 기워 사용한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양말 목이 바닥에 걸쳐지지만 편하다.

'닥스' 제품이라 착용감이 좋다.

목이 넓어 조임이 없어 더욱 좋다.

언제 버려도 되기 때문에 더욱 좋다.

새 양말이 수십 켤레 있지만

수십 차례 기워서 이제 등과 바닥이 구분되지 않지만

나는 좋다.

앞으로 6개월은 더 신을 수 있다.

6개월 후에도 정말 버러야 될지 고민이다.

 

나를 감싸 준 양말,

냄새나는 발이라고 한 번도 짜증낸 적이 없다.

어디를 가든지 나와 함께 있어 주었고,

심지어는 잘  때도 함께 했다.

언젠가 헤어 지는 날,

서로 많이 섭섭해 할 것 같다.

 

2020.5.3(일) 오후3:10

이우길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