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5월이 오면

5월이 오면

천국백성 2013. 5. 14. 16:41

5월이 오면

 

 

 

 

매년

5월이 오면

흰 찔레꽃이 핍니다.

그 향기는 온 들에 가득합니다.

진하지도 않고 연하지도 않는 향기입니다.

한모금 길게 빨아 당겨도 속이 차지 않는 향기입니다.

급하게 한번 더 빨아당기면 그제야 제 맛을 드러내는 향기입니다.

님과 함께 처가집 밭둑을 지나칠 때 맡은 향기입니다.

지금은 장모도, 사랑했던 님도 이 세상에 없습니다.

3년 5개월을 그리움에 사무쳐  울었습니다.

당해보지 않는 사람은 전혀 모르는

그런 슬픔이 세상에 있습니다.

5월이 오면 생각납니다.

장모와 님의 생각이

많이 납니다.

주님!

+

세월은

아무 말없이 흘러가고

바람도 이리저리 불다가 사라집니다.

구름도 덩달아 왔다가 소리없이 사라집니다.

주님을 믿는 나에게도 그리움이 있고 괴로움이 있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는 나에게도 쇠약함이 있고 번민이 있습니다.

온갖 생각이 뒤엉켜 가슴 속에서 출렁거립니다. 그러다가 색깔되어 떠오릅니다.

그리운 어머니를 제쳐놓고 차마 말 할 수 없는 말을 아들들에게 했습니다.

무엇을 돕는지 잘 알 수 없지만 돕는 자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분명 충격일 것입니다. 아버지마져 잃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잘 압니다.

인생의 노을이 길게 물들어 가는 

서쪽 하늘을 바라봅니다.

아버지와 아내가 있는

본향을 봅니다.

주님!  

 

 

2013.5.14(화) 17:00

이우길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