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왕과 밧세바
다윗 왕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였다.
그러나 그는 부하의 아내를 뺏은 자요.
그를 위해 부하를 살해한 살인자였다.
우리는 어떤가?
다윗 왕보다 더 나은 사람인가?
하나님 앞에서는 너나 나나 모두 죄인이다.
죄를 지은 자는 하나님 앞에 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것 뿐이다.
그래야 살 수 있다!
캔버스에 그린 유화로 크기는 142×142㎝이고
루브르 미술관(Musee du Louvre)에 소장되어 있는
이 그림의 소재는 구약성서에서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의 이야기이다.
다윗왕은 자기의 충신인 우리야 장군과 결혼해 아이까지 밴 밧세바에게 욕정을 느낀다.
다윗왕은 우리야를 전장터로 내보내면서 죽게 한다.
이 밧세바가 그 유명한 솔로몬왕의 어머니가 된다.
밧세바 원쪽에 있는 여자의 한 손에는 다윗의 아내가 되라는 내용의 편지를 들고 있다.
밧세바는 고아한 얼굴과 풍만한 육체를 가졌다.
그녀의 몸은 어두운 화면 속에서 황금빛으로 환하게 드러나 있다.
얼굴에는 비극적 운명을 두려워하는 우수가 깃들어 있으며
화면 아래에 무표정한 늙은 하녀는 그녀의 발을 닦아주고 있다.
엉덩이 밑에는 순결을 상징하는 흰색 천이 펼쳐져 있다.
구도는 고대의 부조(浮彫) 작품을 묘사한 동판화에서 빌어온 것이며,
렘브란트의 독특한 명암대비법인 키아로스쿠로(kiaroscuro)를 사용하여 그렸다.
밧세바의 이야기는 기독교 종교화로 자주 그려지는 소재이다.
그 내용을 생각하면 성적 자극을 느낄 만한 음탕한 소재인데,
렘브란트는 그 소재를 인간의 고뇌에 초점을 맞추어 그렸다.
밧세바는 풍만한 여체에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있으나,
다윗을 배반해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기 때문에 갈등과 슬픔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신교도인 렘브란트는 이 작품을 통해 성서를 인간적으로 해석하려 의도하였다.
그림의 모델은 렘브란트의 두 번째 아내인 스토펠스이다.
2012.8.31(금)
이우길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