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原罪)란 무엇인가 ?
원죄(原罪)라는 말은
인간의 처음 조상인 아담의 범죄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죄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죄관(罪觀)이다.
원죄에 대한 사상은 구약 성경 여러 곳에 나타나 있다.
모든 사람이 다 죄인이라는 사상(창 6:5, 시 53:3, 사 53:6, 시130:3, 시143:2)
즉 죄의 보편성에 대한 내용이 그것이며,
모태에서부터 죄를 얻었다는 사상도 있다.(시51:5).
그러나 이 원죄 사상이 본격적으로 정립된 것은
사도 바울에게서 부터이다.
바울은 한 사람 아담의 죄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죄인이 되었다고 말한다.(롬 5:12-21).
바울에서 태동된 원죄 사상은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해서 신학적으로 확립되었다.
원죄라는 말의 문자적 뜻은 ‘죄의 원뿌리’라는 뜻이다.
죄의 원뿌리가 무엇이며
그리고 그 아담의 죄가 어떻게 후손들에게 전해져 내려왔는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기독교 신학에선 대체로 인간이 가진 ‘자유의 남용’에서 죄의 원뿌리를 찾는다.
인간은 어떻게 그 고귀한 자유를 남용할 수밖에 없었는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자유의지’는 무엇이든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였다.
자유는 그래야만 참 자유이다.
그 자유는 하나님을 배반할 수도 있었을 정도로 완벽한 것이었다고 본다.
이 ‘자유’를 남용했다는 것은 인간의 책임이다.
선악과를 따먹을 수도 있고, 따먹지 않을 수도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었던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는 선택을 통해서 죄인이 되고 만 것이다.
‘자유’ 자체가 죄의 원뿌리가 아니고
그 ‘자유의 남용’이 죄의 원뿌리이다.
인간이 왜 그 자유를 남용할 수밖에 없었는가?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인간의 불완전성 때문이다.
하나님은 완전하시기 때문에 완전한 자유를 누리시나 인간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원죄는 인간 자체의 불완전성과 그 불완전성에서 발생하는 죄된 성품을 말한다.
원죄 교리를 통해서 가르치려는 내용이 무엇인가?
그것은 죄에 대해서 설명할 수 없는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과,
인간은 죄를 피해서 살 수 없다는 것과,
죄는 사회성과 연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등을 설명하려는 것이다.
* 죄가 어떻게 전해져 내려왔는가 ?
고대 신학자들(이레나에우스, 터툴리아누스)은 이 문제를 분명하게 밝히지 못하고
막연히 바울의 원죄 사상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아우그스티누스는
아담의 죄가 인간의 정욕(특별히 性慾)을 통해서
임신과 분만의 방법으로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전해져 내려온다는 이론을 정립했다.
이와 같이 죄의 유전성(遺傳性)과 모방성(模倣性) 등이 있지만
현대에 와서는 그러한 이론보다는 인간 존재 자체가 불완전한 존재이며
죄를 범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아담의 죄가 생물학적인 유전법칙과 같이 후손들에게 전해져서
우리 모두가 원죄를 타고났다고 이해하는 것보다는
인간 존재 자체가 죄를 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부패한 성품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믿는 것이 더욱 옳다고 본다.
* 원죄와 자범죄
인간이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본성을 원죄라고 말한다면
어떤 죄의 행동이 나타나는 것은 원죄(죄의 본성)에서 나오는 결과이다.
이 결과로 나오는 죄의 행동을 자범죄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근본적으로 죄인이기 때문에 죄를 범하게 되고,
죄를 범하기 때문에 죄인이다’ 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원죄와 자범죄의 관계를 설명한다.
원죄는 모든 사람이 죄의 성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인간은 스스로 죄를 지으면서 살고 있으며,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죄에 대한 형벌이 따르게 되는 것이다.
인류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아담의 죄의 영향 아래 놓여있다.
성경은 처음 사람 아담과 하와의 범죄에 전 인류가 관련되어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롬5:12-19).
그것이 곧 원죄 또는 유전죄이다.
원죄는 모든 사람 안에 있는 도덕적 결함과 부패성이요,
악으로 향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그것은 예수 믿고 중생하기 이전의 인간의 자연적 상태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담의 죄가 우리에게 전해지는가?
아담의 죄에 대한 전 인류의 연관성을 신학적 용어로 전가라고 한다.
그것은 직접 전가와 간접 전가, 두 형식으로 설명된다.
직접적 전가는
아담의 죄와 죄책 상태를 각 사람에게 직접 죄로 전가한다는 것을 말한다.
아담의 죄책은 그 어떤 것에 의해 우리에게 중개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전가되었다.
아담은 모든 인류의 머리인 동시에 대표자이다.
범죄한 아담은 우리 모두의 대표자로서 죄를 범했다.
따라서 아담의 죄는 또한 우리의 죄였다.
우리는 그의 죄책에 연루되었으며, 죄로부터 나온 저주와 관련되었다.
하나님과 우리의 대표인 아담 사이에 일종의 언약이 있었으며,
그로 인해 아담의 행위가 우리를 속박한 것이다.
헤르만 바빙크, 존 머레이, 루이스 벌콥, 등
개혁주의에 속한 신학자들이 직접 전가설을 지지한다.
간접 전가설은
아담의 죄책이 즉각적 또는 직접적이 아닌,
어떤 다른 것의 중개에 의해 전달된다는 해석이다.
즉 아담의 죄책이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전해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직접 전가설의 가장 큰 문제점,
즉 자신의 죄가 아닌,
다른 사람의 죄에 대한 공동의 책임을 강조하며,
죄를 범하지 않은 자들을 죄 있는 자로 선언하고 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현대적 형태의 간접 전가설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프랑스의 플래스(De La Place, 1596-1655)이나,
그 뿌리를 추적하면 어거스틴에 이르게 된다.
어거스틴은
아담의 부패성은 부모를 통해 생리적으로 유전된다고 보았다.
우리는 이 부패성을 매개로 아담의 죄책에 관련된다.
우리는 타락 상태로 태어나므로,
역시 죄 있는 자로 간주된다.
이런 입장은 하이델베르그 신앙고백에서도 발견된다.
“아담과 하와의 타락과 불순종으로 인하여 우리의 본성은 너무도 부패되었다.
우리 모든 사람은 죄 가운데서 잉태되고 분만된다.
시편 기자는 “인간이 죄 중에 태어났고 모태에 있을 때부터 이미 죄인이었다”고 증거한다.(51:5).
간접 전가설은 프랑스, 영국, 스위스, 미국 등에서 널리 받아들여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원죄에 대해 책임이 있는가?
웨슬리안은 원죄에 대한 신자의 책임을 부정한다.
신자는 유전적 부패성에 대해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사람이 세상에 올 때 타고난 죄에 대해서는 책망 받을 것이 없다.
그가 유죄하게 되는 것은 속죄 보혈로 준비해 놓으신 구제책을 거부할 때만 있는 일이다.
왜냐하면 선행적 은총,
즉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으로 원죄의 법적 결과를 무효화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속죄사역을 불신하거나 거부할 때,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한편,
칼빈주의는 모든 인간이 아담의 죄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어떻게 우리는 원죄, 즉 유전적 죄성을 제거할 수 있는가?
그것은 중생과 성결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신자는 중생을 통해 법적 지위와 신분이 변하고
죄의 세력이 제거되어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
그러나 중생한 사람은 죄성이 완전히 근절되거나
모든 죄로부터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는 은혜와 죄가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신자는 중생 후에도
하나님의 자녀라는 법적 신분에 일치하는 수준까지
도덕적, 영적 상태가 성장해야 한다.
이 과정이 성결이요 성화다.
성화란 신자를 거룩하게 만드는 하나님의 계속적 역사를 말한다.
인간의 부패와 타락성이 제거되고
하나님 형상이 회복되어 하나님의 사랑으로 충만하게 된다.
원죄설은 '죄의 연좌제 혹은 연대성'을 의미한다.
현대인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며,
자신의 자유와 책임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죄로 인해 벌을 받는다는 생각 때문에 원죄설을 배격하기 쉽다.”
그럼에도,
원죄교리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성경이 아담의 죄와 그 후손들의 죄 사이의 실제적 연관성을 분명히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롬5:12-21).
2012.7.20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