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 온 탕자
<돌아온 탕자>는 인간의 사랑과 포용력을 통해 깊은 종교적 체험을 표현한 걸작입니다.
이 그림의 주제는 어떤 작은 아들이 아버지한테서 받은 유산을 가지고 객지로 나가
떠돌며 사창가에서 유산을 모두 탕진하고 돼지 먹이로 끼니를 때우다 고향에 돌아와
아버지의 용서와 환대를 받는다는 신약성경 누가복음 15장 중의 <되찾은 아들의 비유> 이야기입니다.
렘브란트는 아버지가 돌아온 탕자에게 제일 좋은 옷을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워주고, 발에는 새 신을 신기고,
살찐 송아지를 끌어다 잡고, 춤과 풍류를 즐기는 성서 이야기의 후반 장면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거지같이 해진 옷에 죄수처럼 머리를 깍고, 다 떨어진 신을 한 짝만 걸친 채
황망하게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아들의 어깨에 늙은 아버지가 두 손을 부드럽게 얹고
용서하는 자비의 순간을 묘사했습니다.
렘브란트는 심리적 통찰과 인간의 고통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으로 성경의 의미를 해석했습니다.
그는 성경에 묘사된 입맞추는 첫 만남이 아니라 그 다음의 포옹과 용서의 감동적인 순간을 택했습니다.
아버지는 자식으로 인한 지난날의 괴롭고 복잡했던 감정을 억제하려는 듯
지그시 눈을 감고 사랑의 손길로 아들의 등을 어루만집니다.
용서와 사랑이 가득한 아버지의 얼굴은 깊은 품위가 느껴지며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그의 얼굴엔 한없는 너그러움과 거룩하기까지 한 성자의 모습이 깃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