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음/돌아 온 탕자

돌아 온 탕자

천국백성 2011. 10. 8. 20:46

 돌아 온 탕자

 

 

Rembrandt, 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 ca 1668/69

 

<돌아온 탕자>는 인간의 사랑과 포용력을 통해 깊은 종교적 체험을 표현한 걸작입니다.

이 그림의 주제는 어떤 작은 아들이 아버지한테서 받은 유산을 가지고 객지로 나가

떠돌며 사창가에서 유산을 모두 탕진하고 돼지 먹이로 끼니를 때우다 고향에 돌아와

아버지의 용서와 환대를 받는다는 신약성경 누가복음 15장 중의 <되찾은 아들의 비유> 이야기입니다.

 

 

렘브란트는 아버지가 돌아온 탕자에게 제일 좋은 옷을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워주고, 발에는 새 신을 신기고,

살찐 송아지를 끌어다 잡고, 춤과 풍류를 즐기는 성서 이야기의 후반 장면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거지같이 해진 옷에 죄수처럼 머리를 깍고, 다 떨어진 신을 한 짝만 걸친 채

황망하게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아들의 어깨에 늙은 아버지가 두 손을 부드럽게 얹고

용서하는 자비의 순간을 묘사했습니다.

 

 

렘브란트는 심리적 통찰과 인간의 고통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으로 성경의 의미를 해석했습니다.

그는 성경에 묘사된 입맞추는 첫 만남이 아니라 그 다음의 포옹과 용서의 감동적인 순간을 택했습니다.

 

 

 

 

 

  아버지는 자식으로 인한 지난날의 괴롭고 복잡했던 감정을 억제하려는 듯

지그시 눈을 감고 사랑의 손길로 아들의 등을 어루만집니다.

용서와 사랑이 가득한 아버지의 얼굴은 깊은 품위가 느껴지며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그의 얼굴엔 한없는 너그러움과 거룩하기까지 한 성자의 모습이 깃들어 있습니다.

 

한편 돌아온 탕자는 너무 왜소하고 초라합니다. 바로 인간 이우길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인간상 속에서 화가 렘브란트는

예수가 죄 많은 인간에게 베푸는 속죄와 구원의 역사를 체험하게 합니다.

아버지의 흰 수염과 핏기 없는 자비로운 굳은 손,

그리고 그의 구부린 몸은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하는 장면을 실감케 합니다.

 

 

렘브란트는 빛을 통해서 아버지의 어깨에 두른 긴 홍포와 아들의 누더기 옷,

아버지의 긴 백발과 아들의 아무렇게나 쥐어뜯긴 것 같은 머리를 너무도 강하게 대조시켰습니다.

사랑에 충만한 늙은 아버지의 인자한 얼굴과 흰 수염,

그리고 자비로운 손길을 밝고 따뜻한 빛으로 묘사해 강조합니다.

 

 

옆의 계단 위에서 값진 옷과 화려한 모자를 쓰고 언짢은 표정으로 이들을 내려다보는

냉담한 큰 아들의 모습은 어둡고 차갑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빛은 사랑과 구원을,

어둠은 시기와 무정과 죄를 상징합니다.

렘브란트는 이렇듯 인간 내면의 화()와 사랑을 깊게 통찰하고 이해하려 한 바로크의 위대한 화가였습니다.

나는 혹시 큰 아들이 아닐까요!

 

 

주님, 저희들을 사랑하시는 주님!

모든 것을 유보하시고 기다리시는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