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서
이우길
우리가 잘못을 거듭해도 용서를 거듭하시는 신이시여,
허영에 들뜬 우리 마음을 모조리 흔들어 없애버리고,
쉽게 남을 속단하고 미워했음을 용서하소서.
어지간한 것 쯤은 다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눈을 뜨고 사는 고마움으로
살아 있을 때 이웃에게 한번이라도 더 따스한 말과
미소를 주게 하소서.
하찮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 지루함을 모르는
부지런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욕심을 버리고 자기만의 이익을 포기하는 연습을 통해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때로는 일상의 소임에서도 잔잔한 기쁨을 맛보며
숨어서 삶의 기쁨을 노래하게 하소서.
내려 뜬 눈을 가지신 분 앞에
감사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 2002. 9. 13 추석날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