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백성 2011. 11. 20. 20:29

 

   

 

그리움은 사무치고...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충효동 산속 밭은 그리움의 밭이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집사님이 훗날 집을 지으려고 구입한 땅에

채소를 가꾸는 것을 허락받아

이권사와 나는 고추도 심고 상치도 심고 호박과 오이, 방울 토마토도 심었다.

주변에 나무도 많고 개울물도 흐르는 곳이고

이권사 있을 때 산책삼아 가서 땀흘리며 채소를 키우는 재미가 있었다.

같이 일하며 가져간 물과 과일을 나누어 먹으며

호박잎도 따서 가져오고 방울 토마토를 따 먹던 일을 생각하면 꿈만 같다.

 

 

 

아내와 함께 나누었던 대화는 허공 속에 사라졌지만

아내를 추억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곳은 그리운 곳이다.

올해도 고추를 심어 좀 수확했지만 말리는데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실패했다.

파를 심었으나 비가 많이 내려 대부분 죽었으며

늦게 무 배추를 좀 심었으나 무청의 연한 부분을 노루들이 뜯어 먹어 버렸다.

 

 

무청이 반쯤 달린 무를 뽑아 왔다.

30여개를 비닐에 넣어 다용도실에 두었고 작은 것은 무말랭이를 위해 썰었다.

날씨가 흐리면 말릴 때 검게 썩는 것을 고려해 작게 썰었다.

 

 

공기를 차단하여...

 

 

무 써는 것은 ...

 

 

무말랭이가 영양가...

 

아내는 평소 무를 좋아했으며

썰 때 파란 부분을 먹어 가면서 썰었던 기억이 난다.

아내는 무를 배추와 함께 얇게 썰어 겉절이를 잘 만들었다.

 

 

그외에도 아내가 좋아하고 잘 만드는 음식은 다슬기국, 풋배추 넣은 손칼국수,

마늘을 많이 넣은 민물고기 조림, 무김치, 각종 쌈, 감주 등이다.

때로 먹고 싶은 생각이 나서 기억을 살려 조리해 보지만 아내가 만든 것과는 다른 것 같다.

 

 

아내가 있으면 단감도 같이 따고

무도 같이 썰었을 텐데 아내가 없어 마음이 아려 온다.

무청을 엮어 두는 것도 내보다 아내가 더 잘 했다.

엮어 줄 아내가 없으니 삶아서 빨랫줄에 널어 말릴 예정이다.

영양가도 있고 추억의 음식이기 때문이다.

 

  

 

아내와 함께 15년전 식목일에 심은 단감나무 2그루

 

 

아내가 이 세상 있을 때 마지막으로 먹으려 했던 과일들

 

지금 이 세상에서 아내 없음을 서러워하고 그리워하고 있지만

지금 아내는 천사들과 함께 생명수 강가를 거닐고 있다.

이 육신의 몸으로는 다시 만나지 못하지만 내 마음 속에는 언제나 살아 있다.

그는 나와 3 아들과 며느리와 손자녀들이 하나님 제대로 섬기고 이 땅에서 사랑을 실천하여

그곳에서 다시 만날 것을 학수고대 하고 있다.

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것을 사랑하는 것 말고

남들이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 정말 사랑이다.

주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 곳은 하나님이 우리 믿는 자들을 위하여 준비하신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곳과 그곳의 소통은 안 되지만

주님이 주시는 확실한 믿음이 있기에 나는 소망으로 살아가고 있다.

또한 이 세상은 그곳에 가는 근거를 마련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주님은 내 생명의 근원이시다.

주님 계시는 곳은 '' 라는 존재의 최종 목표점이며 생의 종착역이다.

그리고 주님은 영생을 함께 누리게 될 나의 아버지이시다,

-아멘-

 

2011.11.20 오후 5

 

삶아 말리는 무청